꿈의 직업 드리머
식물인간이 된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보여주고 뇌를 활성화시켜주는 기계를 개발하다가 우연찮게 꿈을 보여주는 기계가 탄생했습니다.
자는 동안 꿨던 꿈을 그대로 영상에 담아서 보여주는 방식이며 이를 AI에 의해 약간 다듬고나면 영화 한 편이 그대로 나옵니다.
그동안 어마어마한 돈을 들여서 찍어왔던 영화가 이제는 한 사람의 꿈으로 아주 쉽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2035년에 각광받는 새로운 직업에는 모두 드리머와 관련된 직종들이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꿈을 더 다양하게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도 나오고 자각몽과 관련된 단체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꿈을 직접 조종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인플루언서들도 늘어났고 드리머가 되기 위해서 일부러 살을 찌우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살이 쪄야 수면의 질이 낮아지고 그래야 더 다양한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에 인기 드리머들은 혹독한 체중관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인기 드리머 중에서는 과도한 체중증가로 급사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욕망은 아무도 말릴 수 없었습니다.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올라왔고 개연성이라고는 1도 없는 작품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이건 ‘작품이다 VS 아니다’로 갈려서 토론하는 모습들이 연일 이어졌습니다.
개연성이 없어도 일단 웅장하고 사운드 풍부하고 사람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대작이면 무조건 돈이 되니 장르가 한쪽으로 치중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부작용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흔들리는 판도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던 약이 끝내주는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소문이 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작품들이 올라오는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점점 현실에서 망가져가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유명 드리머 몇명이 잡혀가기 시작했고 약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을 걸러낼 수 있는 필터링이 도입되었습니다.
약쟁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업계에서 쫓겨난 사람들도 생겼고 판이 이상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드리머는 해커들의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는데 꿈을 저장해놓은 데이터를 도둑질한 해커들은 그들만의 사이트를 만들어 무단으로 작품들을 송출하며 돈을 벌어갔습니다.
거기에 사람이 아닌 애완동물들의 꿈 까지도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누군가 강아지의 꿈은 훨씬 더 다채롭다고 영상을 올리면서 애완동물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동물들의 꿈 영상이 올라왔고 너무 많은 영화들이 올라오자 아예 영화를 안 보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AI들에 의해 카피된 영화와 각종 동물의 꿈과 순수하지 않은 믹스된 꿈 범벅의 세상에서 빠져나오자는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의 순수한 꿈으로 마음을 정화시키자는 영상이 올라오면서 다시 또 영상의 부작용은 영상으로 씻어내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한 종교단체에서 사람들을 불법으로 감금하고 꿈을 뽑아내는 현장이 발각된 겁니다.
이는 사건의 시작이었고 그 이후로 여기저기서 감금되었다가 풀려났다는 증언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무서운 단체 하나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사람의 두뇌만 노리는 무서운 집단으로 뇌를 제외한 신체는 모두 팔아버리고 뇌만 살려서 평생 꿈만 꾸도록 뽑아내는 수법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윗선까지 연결된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사람들은 모두 혀를 내둘렀고 결국은 드림머신 자체를 폐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찬반토론까지 이어집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패턴을 다 익힌 AI에 의해서 다시 평정되며 드리머 사건은 순식간에 사그라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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